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러시아인들이 상의를 찢어발기고, 모자를 땅에 집어 던지고, 주먹 사이로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뒤통수 긁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러시아인은 곤혹스러울 때 뒤통수를 긁는다. 왜일까? 뇌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그럴 리는 없다. 일설에 따르면 이 몸짓은 민간 주술에서 나온 것이다. 과거 러시아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뒷통수를 긁어서 조상이나 일족의 수호신을 불러냈다고 한다.

상의 찢어발기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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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 몸짓은 즉흥적으로 맹세를 할 때 하던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이런 강렬한 감정적 몸짓을 통해 러시아인들은 목에 건 십자가 목걸이를 드러내보임으로써 자신이 정교회 신자임을 과시했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사형이나 태형 집행 전에 형집행인은 죄인의 상의를 찢는 풍습이 있었다. 결국 스스로 자신의 상의를 찢어발기는 동작을 통해 진실을 위해서라면 사형대라도 오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는 것이다.

모자 땅바닥에 집어던지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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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적 몸짓은 단호한 결단을 내렸음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턱수염과 함께) 모자는 러시아 남자들에게 자신의 존엄성과 사회에 대한 소속감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모자가 벗겨지는 것은 대단한 치욕이자 일종의 사회적 형벌로 여겨졌다. 보통 채무자들이 이러한 수모를 당했다. 스스로 모자를 벗어 땅에 네던지는 것은 실패의 대가로 사회에서 축출당할 수도 있는 가장 무모한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단호한 결심을 나타냈다.

주먹으로 가슴 치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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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설에 따르면 이 몸짓은 유목민족들의 전사(戰士)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몽골 타타르족이 루시에 남긴 흔적이다. 그들은 자신의 영주 앞에서 맹세를 할 때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침으로써 충성심을 표시했다.

주먹 쥐고 검지, 새끼 손가락 펴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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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손짓은 갱들의 '손가락 욕' 또는 '헤비메탈' 팬들과 관련된 것으로 오인되고 있다. 러시아어로는 '코자(коза, 염소)'라 불리는 이 손동작은 사실 수천 년 전으로 그 기원이 올라간다. 이 손짓은 흑마술과 악귀로부터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동작이다. 러시아인들 중에 나이 많은 세대라면 "뿔난 염소가 작은 아이들을 쫓아 간다...(Идет коза рогатая за малыми ребятами...)"는 동요를 기억할 것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어른이 아이에게 염소 뿔 모양으로 오른손 검지와 새끼 손가락을 펴 보였다. 이것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이를 통해 과거의 러시아인들은 아이들에게서 부정한 것을 털어냈다. 흥미롭게도 일부 러시아 정교회 이콘화 중에는 예수님과 성자들이 검지와 새끼 손가락을 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먹 쥐고 엄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로 내밀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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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로 '쿠키시(кукиш)'라 불리는 이 제스처는 여러 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불결한 기운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중세 러시아에 이 제스처가 알려진 것은 이 저속한 손동작으로 러시아 여인들을 유혹하려 했던 독일 이민자들로부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피가(фига)'라고도 하는 이 제스처가 독일어 표현 'fick-fick machen'(성관계를 맺자는 독일어의 전통적인 표현)에서 왔다는 설까지 있다. 러시아 문화에서 이 제스처가 상징하는 바는 단호한 거부로 바뀌었다.

손가락으로 목 튕기기

러시아인의 특이한 몸짓 언어 일곱 가지 (사진제공=드미트리 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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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스처는 19세기-20세기 초반 러시아 음주 문화에서 '진탕 마시다'는 의미로 널리 사용된 '못깃 뒤에 새겨놓다(заложить за воротник)'라는 관용표현에서 나온 것이다. 이 표현은 제정러시아 장교들의 사교클럽에서 유래한 것으로 '입심 좋은 농담꾼'으로 유명한 라엡스키 대령이라는 자가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일설에 따르면 이 라옙스키라는 자는 '술에 취해 기분이 알딸딸한(немного подшофе)'란 표현도 만들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1914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금주령을 내렸을 때 몰래 술을 팔던 밀주업자들이 이 제스처를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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