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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관광객들을 환영하는 태국은 자국 리조트에 관한 러시아 관광객들의 관심이 반갑기만 하다. 쉴 땐 확실히 쉬는 러시아인들은 휴가를 보내며 아낌없이 돈을 쓰기 때문이다.
태국 관광체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다름 아닌 러시아 관광객들이 태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277억 5천만 바트, 약 8억 9천700만 달러). 그런데 이 수치는 결코 한계치가 아니다.
태국은 당장 올해에도 수익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온 휴양객 수가 상반기만 해도 35%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억 달러의 수입 뒤에는 이면도 있다. 태국인들은 러시아 관광객들의 행동과 버릇에 도통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항상 돈이 풍족하고 현금으로 결제해요. 그렇지만 늘 수영장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다 마시고는 유리병을 수영장 물에다 바로 던져버려요." 파타야에 있는 한 호텔 직원이 불만을 털어놨다.
'떼로 몰려온' 러시아인들에 대한 불만은 올해 1월 정점에 달했다. 당시 푸켓 섬 주민 수백 명이 '반(反) 러시아인' 시위를 벌였다.
푸켓 섬에 여행업에 종사하는 구소련지역 출신 이주자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휴양객들은 단지 모국어로 설명하는 게 편하다는 이유로 점점 더 '러시아' 카페와 러시아인이 운전하는 택시만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사람은 거리를 걸으면서 태국 상점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러시아어권에서 온 사람들만 찾아요"라고 집회 참가자들은 불평했다. "게다가 러시아 사업가들은 대부분 우리에 대해서 나쁘게 평가해요. 우리가 교양이 없고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고요."
그러나 시위는 얼마 안 가 사그라들었다. '떼로 몰려오는' 러시아인들에 대한 불만은 국가의 주 수입원인 관광객을 잃는 것에 비하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유럽인들의 태국 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겨울 시즌 유럽 관광객들의 투어 예약은 50% 감소했다.
유럽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유럽인들은 자국에서의 휴가를 더 선호하고 있다. 태국 여행 수요 감소로 특히 5성급 호텔들이 타격을 입었다. 러시아 관광객들마저 떠난다면 해변의 호화 방갈로들은 텅텅 비게 될 것이다.
한편 태국인들 스스로도 까다로운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제 벌써 푸켓과 파타야의 유명한 리조트 마다 러시아어로 쓰인 안내판을 볼 수 있고, 러시아 관광객들은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현지인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됐다.
참고로, 태국인들은 미국인을 최악의 관광객으로 꼽는다. 지나치게 시끄러운 데다가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 레스토랑에서처럼 모든 요리에 케첩을 갖다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