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동차 (사진제공=로이터)
시장분석기관 온라인 마켓 인텔리전스(Online Market Intelligence) 자료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의 러시아인이 상품과 서비스 구매 시 반드시 제조사 또는 공급업체 브랜드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에게 상표 인지도는 곧 품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시장 통계분석회사 '아프토스타트(Avtostat)'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상표 1위는 폭스바겐이며, 그 뒤를 기아와 현대가 각각 2, 3위로 쫓고 있다. 구체적인 자동차 모델들을 보면, 최고 인기 모델은 폭스바겐 골프, 현대 솔라리스, 포드 포커스와 스코다 옥타비아 순이다. 2013년 폭스바겐 러시아 법인은 593만대를 팔아 2012년 대비 3.3%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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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자동차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
이처럼 모스크바에서는 독일 자동차 업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 지방에서는 한국산 자동차들이 압도하고 있다. 러시아 내 외국산 브랜드 가운데 점유율 1위는 2013년 11만 4천대를 판매한 현대 솔라리스가 차지하고 있고 기아 리오는 8만9천 788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애플과 삼성의 경쟁도 매우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휴대전화 판매업체 '예브로세티' 영업부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품 판매 수 1위는 삼성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액에서는 애플이 1위를 기록했다. 애플 제품이 더 고가인 탓이다. 한편 노키아는 3위에 올라 있다. 동시에 온라인 마켓 분석회사 OMI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러시아 전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앞지르고 있지만, 태블릿 PC 판매량에서는 애플에 뒤지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아이패드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러시아에 상륙하여 세계 시장 경쟁사인 펩시에 지금도 여전히 앞서고 있다. 시장 분석회사 믹스 리서치(Mix-Research)는 올 1월 시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생수와 탄산수 상표를 선호하는지 물었다. 러시아 소비자들은 무엇보다도 '아쿠아 미네랄'(펩시)과 '본아쿠아'(코카콜라)를 손꼽았다. 응답율은 양사 각각 17%였다. 설문 대상자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이들 상표의 생수—펩시의 '아쿠아 미네날'과 코카콜라의 '본아쿠아'—를 마신 사람은 각각 38%와 37%였다. 그러나 탄산음료를 보면 러시아 시장에서 현물 점유율은 코카콜라 브랜드가 24%, 펩시콜라 브랜드가 총 15%였다.
코카콜라 외에도 러시아 사람들은 미국산 페스트푸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적으로 맥도날드는 러시아 페스트푸드 시장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맥도날드 체인이 러시아에 들어온 것은 1990년으로,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 맥도날드 1호점이 문을 열었을 당시 3만 명 이상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정치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맥도날드 1호점은 오랫동안 유럽 최고의 인기 레스토랑으로 군림했다. 더욱이 1호점 초대 지배인이었던 함자트 하스불라토프는 나중에 동유럽 전체의 맥도날도 체인 지배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동시에 러시아에서 맥도날드는 전 세계 맥도날드 체인점 중 약 80%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완전히 자력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2014년 4월까지 러시아에서 맥도날드 체인은 72개 도시와 지역에 걸쳐 422개의 레스토랑을 열었다. 한편 맥도날드의 세계 시장 경쟁사인 버거킹은 2010년에야 러시아에 상륙했고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발전했다. 2014년까지 버커킹은 러시아에 벌써 200개의 레스토랑을 열었다. 결국 맥도날드도 독점판매권을 제공하기로 결정하고 2014년부터 러시아에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외국계 회사들은 자사 제품을 러시아 시장에 맞게 현지화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현지의 전통과 식성을 고려하여 메뉴를 보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정통 '맥비어'가 나오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빵 대신 쌀을 사용한 맥라이스 버거가 나온다. 또 스페인에서는 올리브 기름과 식초를 넣은 차가운 토마토 수프 '맥가즈파초'가 나온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베이컨과 호밀 빵을 주로 사용한 '비프 알랴 루스(Beef ala Rus, Биф аля Рус)'가 나온다고 광고브랜드 회사 '크라스노예 슬로보(Красное Слово)'의 바딤 구시노오죠르스키 사장이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버거킹 레스토랑들에서는 금육 기간인 사순절에 채식 버거와 렌즈콩으로 만든 커틀릿 롤 등 사순절용 점심식사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