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국제 석탄시장,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메첼마이닝'(석탄회사 '메첼'의 계열 광업사)의 자회사 '유즈니쿠즈바스'의 '시비르긴스카야' 탄광 지상 야적장에서 덤프 트럭이 석탄을 적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렉산더 크랴제프리아 노보스티)

'메첼마이닝'(석탄회사 '메첼'의 계열 광업사)의 자회사 '유즈니쿠즈바스'의 '시비르긴스카야' 탄광 지상 야적장에서 덤프 트럭이 석탄을 적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렉산더 크랴제프리아 노보스티)

국제 점결탄 가격이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점결탄은 제철업에서 사용되는 석탄으로, 현재 전 세계 생산의 절반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석탄가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 놓을 수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내전 등의 요인으로 비롯된 생산량 감소뿐이다.

세계 점결탄 현물가가 7년만에 최저치에 머물러 있다. 러시아 최대 석탄업체 중 하나인 '메첼'은 현재 세계 점결탄 생산의 50%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 강철 수요가 매년 2~3%씩 오르는 등 기초 지표는 건실하다는 것이 메첼 측의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성이 낮은 업체는 문을 닫게 돼 중기적으로 석탄가가 상승할 것이다.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 점결탄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메첼 홍보부가 RBTH에 밝혔다.

손익분기점에 선 석탄업계

에너지부가 마련한 2030 러시아 석탄산업 발전전략에는 석탄 생산의 중심부를 동부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 있다. 러시아 동부 지역은 오늘날 세계 석탄의 80%를 소비하는 아시아 시장과 가깝기 때문에, 러시아산 석탄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러시아 석탄의 주 소비자가 될 곳도 아시아다. '메첼'의 경우 이미 석탄 수출물량의 75%가 아시아로 나가고 있다. 석탄산업 발전전략의 실현 사례 가운데 하나는 남야쿠티야에 있는 엘가 탄광(Эльгинское месторождение, 또는 '엘긴스코예 산지') 개발사업이다. 엘가 탄광은 국제광물자원평가방식(JORC) 기준으로 22억 톤의 매장량을 보유한 러시아 최대의 산지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규모의 산지다. 연간 원탄 채굴량은 2018년 1,170만 톤, 2021년에는 2,070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소비 전망은 어두워도, 아태지역은 세계 석탄수입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18개월간의 석탄가 추세는 비관적이다. 발전용 석탄 가격은 톤당 8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고의 천연자원독점문제연구소 에너지산업연구부장이 말했다. 그는 "낮은 석탄가 때문에 러시아 석탄 수출은 손익분기점에 서 있다. 올해 나타난 루블화 약세만이 국내 석탄수출업체의 상황에 약간 보탬이 됐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RBTH의 석탄시장 소식통은 석탄가가 하락하고 러시아산 석탄이 호주산 석탄보다 품질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석탄 생산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미국에선 최근 셰일가스 혁명으로 50여 곳 이상의 석탄업체가 적자를 내고 있으며, 개중에는 문을 닫는 곳도 있다. "러시아 석탄업체의 영업이익은 10%를 겨우 넘는다. 모든 비용을 고려하면 석탄업은 현재 손익분기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BPS Consult 금융분석부장 나레크 아바캰이 지적했다.

석탄가를 되돌리려면

전문가들은 석탄 가격 하락세를 멈출 수 있는 것은 공급 축소밖에 없다고 말한다. "석탄 공급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광산을 닫고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데, 그런 엄두를 낼 업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투자회사 루스-인베스트의 애널리스트 세묜 넴초프가 밝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강철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중기적으로 석탄 산업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 회복에 따른 야금업 성장 외에 우크라이나 사태도 석탄가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매년 60억 달러어치의 석탄을 수출하는 세계적인 석탄 수출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강철 제련에 필요한 코크스의 55%를 생산하는 석탄 건류 공장 4곳(야시놉스키, 아브데옙스키, 알쳅스키, 예나키옙스키)이 이미 가동을 멈췄다. 제조 과정상 건류 공장의 가동 중단은 곧 사망선고와 같다. 자포로지예와 드네프로페트롭스크 주에 있는 공장들만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나, 생산량이 많은 편은 아니다. 건류업체연합 '우크르코크스'의 자료를 보면, 점결탄 부족과 동남부 지역 교전에 따른 인프라 파괴로 8월 초 건류업계의 상황이 크게 악화되었다.

RBTH의 소식통에 의하면 러시아 점결탄 생산업체들은 낮은 대금 지급률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우크라이나로의 수출을 거의 중단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산 점결탄 수입을 아예 포기할 순 없다. 자국 석탄은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 석탄 수요를 늘리면서, 동시에 러시아 석탄업체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예전에 우크라이나가 수출했던 분량을 러시아 기업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나레크 아바캰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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