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생산량 유지 결정, 러시아 경제에 어떤 영향 미쳤나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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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이 앞으로 최소 반년간 일일 석유 채굴 할당량을 3천만 배럴 선에서 유지키로 결정하자 유가가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폭락했다. 달러와 유로 대비 루블화 가치는 이미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앞으로 최소 반년간 일일 석유채굴 할당량을 3천만 배럴 선에서 유지키로 결정하자 유가가 급락하고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폭락했다. 11월 27일 빈 소재 OPEC 본부에서 5시간에 걸친 회의가 끝날 때까지 회원국들은 국제유가 유지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게다가 OPEC은 할당량 초과 채굴을 더욱 엄중히 관리한다는 성명서도 발표하지 않았다. 할당량 초과 채굴량은 2014년 10월 일일 25만 톤을 기록한 바 있다.

OPEC 회의 결과 발표 후 유가는 7.21% 떨어져 2010년 이래 최저치인 배럴당 72.52달러 수준에 이르렀고 달러와 유로 대비 루블화 가치는 10% 하락했다. 투자회사 UFS IC의 알렉세이 코즐로프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이 채굴량을 줄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원유시장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 불균형은 셰일오일의 채굴량 증가에 따른 공급량 급증으로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OPEC이 채굴 할당량을 줄이지 않기로 하면서 '검은 황금'의 시세가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동향

블라디슬라프 그린코 러시아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산하 천연자원독점기업경제연구소 강사는 "유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로 인해 이익을 볼 사람이 세상에 거의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미 현 석유 시가가 미국 석유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수천 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코즐로프 애널리스트는 향후 유가 추이가 앞으로도 수요와 공급 균형에 좌우되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셰일오일 채굴 증가과 생산원가가 높은 전통 석유의 퇴출에 따른 공급량 확대가 이러한 균형의 중요 요소가 되리라고 예상했다. 그 결과 탄화수소 시장이 북해산 브렌트유 배럴당 68~75달러 선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블라디슬라프 그린코는 "최근 빈 OPEC 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에 대해 공개 또는 비공개로 불만을 표출하는 OPEC 회원국이 많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리비아, 에콰도르, 오만, 이란, 이라크, 알제리, 바레인, 예멘이 유가 하락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들 중 일부 국가가 석유의 시장 공급량을 공동으로 감축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서로 합의를 시도하게 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OPEC 대안 기구가 등장할 수도 있고 유가도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블 압박

러시아 재정 수입 규모는 유가에 좌우된다. 코즐로프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재정 충당금의 50%는 석유가스 판매 수익금에 좌우된다. 루블 약세 상황에서 유가 하락 시 소득을 루블화로 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탄화수소 가격 하락 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반응인 루블 약세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블라디미르 그린코는 "루블 가치는 그 구매력을 고려할 때 지금 부당할 정도로 낮다. 현재의 루블 환율은 러시아 경제·금융 시스템의 기초 지표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1월부터 9월까지 러시아 재정은 GDP의 2% 규모로 흑자를 기록했다. "산업 지표 상승이 관측되고 있으며, 실업률이 5% 이하로 세계 최저 수준이고 대도시에서는 불과 몇 퍼센트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경제 건전성을 뒷받침해준다." 그린코 강사의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잠복 실업의 효과는 사실상 잠복 고용율로 상쇄되고도 남는다. 또 그린코는 이주자 유입이 경제적 역동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지표라고 말했다. 공식 자료만 놓고 보면 러시아 거주 외국 시민은 1,180만 명이며, 그중에서 상당수가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매지니먼트회사 '피남 매니지먼트'의 책임전문가 드미트리 바라노프의 견해에 따르면 OPEC의 결정은 꽤 빠르게 만회될 수 있고 그럴 경우 유가도 상승하게 된다. 그는 "더욱이 러시아 경제가 굉장히 많은 요인들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OPEC의 결정만이 러시아 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OPEC의 이번 결정이 러시아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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