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분석 통해 보는 “공중전 철학”의 차이...PAK-FA 대 F-22

러시아 국방계획에 따라 60기의 PAK-FA 전투기가 공군에 실전배치되는 시기는 2016년에서 2020년 사이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Sukhoi.org)

러시아 국방계획에 따라 60기의 PAK-FA 전투기가 공군에 실전배치되는 시기는 2016년에서 2020년 사이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Sukhoi.org)

수호이(Сухой) 설계국 개발자들은 레이더 탐지율 제로의 항공기 개발보다 스텔스 기능과 뛰어난 기동성의 적절한 배합을 택했다.

러시아 연방지적재산청(특허청)이 공개한 '팍 파(PAK-FA)' 특허 문서를 들여다 보면 러시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PAK-FA의 설계자들이 레이더 가시성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다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뛰어난 기동성과 완벽한 비행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스텔스 기능 일부를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

특허 문서에 명시된 개발 목표는 낮은 레이더 가시성과 (경악스러운 90도에 가까운) 고받음각(high angle of attack)에서의 고기동성을 갖추고 동시에 아음속에서 높은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유지하는 항공기를 만드는 것이다.

레이더 화면 속의 PAK-FA

특허 문서를 보면 설계자들의 목적은 전투기의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평균 0.1~1m2'으로 감소시키는 데 있다. 이 범위에서 전투기는 적의 레이더에서 한 마리 새 크기로 보여 탐지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도 꽤 어려워진다.

수호이 전투기는 항공전문가들이 RCS 0.1 m2라 믿는(실제 수치는 기밀사항임)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와 잘 대비된다. 수호이 Su-27/30과 F-15E 등 4세대 전투기의 RCS는 10~15 m2이다.

레이더 가시성 감소는 디자인과 기술의 조합, 특히 기체의 외형 디자인을 통해 달성됐다.

다목적 전투기

팍파의 두 엔진은 별개의 엔진 포드에 담겨 멀찍이 떨어져 있어 그 사이에 커다란 화물칸이 형성된다. 수직익과 수평익을 고려하여 엔진보다 더 간격이 크게 배치된 공기흡입구는 전방 레이더 피탐지율을 감소시키고 압축기를 숨기는 곡률을 만들어낸다.

또한 엔진은 수직익과 예각을 이루고 있어 (수호이 설계국의 기술적 우월함이 돋보이는) 추력편향제어(TVC)를 통해 전후진, 종횡 이동이 가능하다. 엔진 노즐은 바깥쪽을 향하고 있어 심지어 저고도에서도 항공기 제어력 상당부분이 엔진 노즐로 이동된다. 이는 비행안전성을 상당히 높여준다.

엔진 공기흡입구 상단과 전면의 가동 에어포일은 PAK-FA의 독특한 특징이자 러시아식 기체 설계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이다. 이 가동 에어포일은 그 뒷전이 아래쪽으로 회전한다. 날개 슬랫과 유사하게 가동 에어포일은 기체가 고받음각에 있을 때 제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공기흡입구는 동체 양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받음각에서도 기류를 유지하기 위해 양면으로 기울어져 있다.

타협이 중요한 이유

PAK-FA를 F-22 랩터 또는 F-35 라이트닝 II와 비교하는 건 어려운 작업이다. 이 최첨단 전투기들의 사양 대부분이 극비사항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수 가능한 데이터를 보면 PAK-FA가 4억 2천만 달러짜리 F-22만큼 잠행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F-22의 우월한 스텔스 기능에 러시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고기동성을 '필살 무기'로 채택한 PAK-FA의 전투 철학은 그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목표물을 격추시키기 위한 근접 비가시성을 믿고 스텔스 기능에 올인했다. 그 핵심은 '먼저 보고/먼저 쏘고/먼저 죽이는' 제공권 장악 능력이다. F-22의 목표(사실은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레이더에 적발되기 전에 적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희망이란 준비의 빈약한 대용품이다. 러시아는 '육박전' 능력이 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스텔스기도 치명타를 날리기 위해 적기에 근접해야 하는데 그떄는 '백병전'을 피할 수 없다. 그 때가 탁월한 기동성이 실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F-35처럼 느리고 크고 무장이 빈약한 전투기는 PAK-FA와 붙으면 뼈를 추리기도 힘들 것이다.

완벽한 스텔스 기능 그리고 러시아가 고집하는 고기동성. 이 두 가지 전투 철학 중에서 어느 것이 우월한가에 대한 결론은 미래의 전쟁에서 판정이 날 것이다. 그 동안 러시아 공군 조종사들은 '전투기 조종사의 꿈'이 될 것이라 약속한 PAK-FA에 어서 탑승해보기를 고대하게 될 것이다.

한편 그들의 기다림은 꽤 길어질 것이다. 러시아 국방계획에 따라 60기의 PAK-FA 전투기가 공군에 실전배치되는 시기는 2016년에서 2020년 사이가 될 것이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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