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예브게니 쿠르스코프/타스
2015년 초 미국 IT업계의 몇몇 대기업이 러시아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ГЛОНАСС)를 911 소방구조대 업무에 도입하는 안을 내놨다. 미국의 대형 통신업체인 베리즌(Verison), T-모바일, AT&T 모빌리티가 그들이다. 글로나스가 구조요청자의 위치를 좀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도시 환경에서 구조요청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GPS와 글로나스 두 시스템을 함께 사용해야만 한다. 두 시스템을 함꼐 사용하면 구조대에 전화를 건 사람을 오차범위 10m 이내로 찾을 수 있다.
러시아 민간 분석가들은 글로나스가 알래스카와 같은 북위도 지역에서 훨씬 강점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GPS 위성은 저궤도 위성이기 때문에 북쪽 지방에서 성능이 떨어진다. VTB24 은행의 애널리스트 올레크 두신이 Russia포커스에 전한 바에 따르면 글로나스 위성의 궤도면 경사각은 64.8도로 GPS의 55도보다 더 크다. "이로 인해 글로나스는 북위도 지역에서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두신 이 설명했다.
두신은 또한 도시 환경에서는 두 위성 시스템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목표물을 찾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개활지(평탄하고 막힘 없이 너른 땅)라면 미국 구조대는 GPS로, 러시아 구조대는 글로나스로 충분하다. "도시의 밀집지역, 소위 '도심 협곡 환경', 특히 창문에서 멀리 떨어진 실내에서 신호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은 차원이 다르다." 그는 덧붙였다.
휴대폰 사용자 대부분이 이미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글로나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러시아 컨설팅사 FOC-GIS의 대표 알렉산드르 파닌은 말한다. "이미 2011년에 애플이 아이폰4S에 글로나스 신호를 지원하는 칩셋을 탑재했다. 애플 개발자들은 GPS와 글로나스를 동시에 사용하면 더 정확도가 높다는 점을 알았다. 이를 통해 1) 위치 인식 오류와 2) 장비 고장 가능성이라는 위치인식 시스템의 두 가지 큰 문제가 제거된다. 삼성, 노키아, 모토로라 등 다른 휴대폰 생산업체들도 애플의 뒤를 따랐다." 파닌은 말했다.
미국이 글로나스를 주목한 최초의 해외 파트너는 아니다. 2011년에도 스웨덴의 위성항법신호 오차보정 서비스 전문 스웨포스(Swepos)사가 고위도 지역에서는 글로나스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스웨포스의 고객 90% 이상이 글로나스를 GPS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VTB24의 두신이 언급했다.
이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2월 초 베이징에서 위성항법 분야 협력을 위한 전문가들의 만남이 있었고, 여기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성항법 시스템 기준을 일치시키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비영리조합 '글로나스'(НП ГЛОНАСС – 위성항법 기술 발전·이용 협력을 위한 비영리조합)의 예브게니 벨랸코 부회장은 "우리는 유럽과 중국을 잇는 운송로 전 구간에 두 위성항법시스템의 병용이 가능한 안전운송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편으로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해 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과 완제품, 서비스를 위한 어마어마한 시장을 보장해줌으로써 러시아와 중국 위성항법 시스템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한편 러시아내에서는 이러한 용도의 위성항법 시스템 사용이 아직 매우 제한적이다. 국가 사고 긴급대응 시스템 '에라-글로나스(ЭРА-ГЛОНАСС)'가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금년 1월 1일부터다. 에라-글로나스 시스템의 과제 중 하나는 자동차 사고 시 사고 차량으로부터 긴급 구조신호를 발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