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개막식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한 푸틴 대통령. (사진제공=콘스탄틴 자브라진/로시스카야 가제타)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 언론과 첫 번째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인터뷰는 많은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1. 러시아 대표 뉴스전문TV채널 '로시야 24'를 통해 방송된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장장 30분에 걸쳐 자신의 개인사,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업, 좋아하는 명절, 가장 잘 만드는 요리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2. 인터뷰 진행은 미하일 구스만 이타르타스 통신 수석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자신의 TV프로그램 '권력의 공식(Формула власти)'에서 이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가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 실각 위험에 처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 지구촌 국가 절반의 정상들과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구스만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인터뷰를 가진 첫 러시아 언론인이 됐다.
3. 한국 대통령이 자신의 개인사와 양국 관계,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해 이처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것은 양국 관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Russia포커스가 독자들을 위해 이 기억에 남을 인터뷰 중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간추려보았다.
- 대통령님, 이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회동을 하게 되시는데요.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정상회의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계십니까?
"항상 러시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1990년 국교가 수립된 후 양국관계에는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양국 교역량이 110배나 성장했지 않습니까! 하지만 양국이 더 많은 성과를 볼 수 있는 분야가 아직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의 공동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를 푸틴 대통령님과 논의할 계획입니다."
- 양국 관계의 역사는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2014년은 조러 수호통상조약 체결 1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양국이 협력을 위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양국 협력의 방향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러시아는 훌륭한 문화와 예술, 기초과학 분야의 거대한 잠재력, 풍부한 천연자원,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러시아와 한국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협력할 수 있는 광범위한 활동영역이 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좋은 파트너입니다. 경제 협력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 포브스 지는 대통령님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10인 안에 꼽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어떠한 목표를 세우고 계십니까?
"대선에 출마하면서 저는 한국 국민에게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이를 위해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부흥,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를 정했습니다. 약속드렸듯이, 저는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행복한 한국을 만든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그런 역할을 제가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지구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한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 마지막 질문은 제가 각국 정상에게 드리는 전통적인 질문입니다. 권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권력을 갖고 계신 느낌이 어떠신가요?
"권력이 줄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은 국민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권력자는 자신의 행동이 국가의 운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명심해야 합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이 어떠한 신념과 의지를 갖는지가 중요합니다.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민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 항상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펼친다면 최고 권력이 가진 장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확하고 명료한 목표를 세운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신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의 일에서 만족과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