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떻게?” 말레이항공 소속 보잉777기 추락 사고… 주장과 가설들

(사진제공=로이터)

(사진제공=로이터)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777기가 지난 17일 저녁(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추락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km 떨어진 지점에서 사고기와의 교신이 두절됐으며 현재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반군의 주장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고기가 지대공미사일 '부크'에 격추당했다고 썼다. 반면에 비탈리 야레마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온라인신문 '우크라인스카야 프라우다'와의 인터뷰에서 인민공화국을 자처하는 도네츠크, 루간스크 두 주의 반군들은 수중에 지대공미사일 '부크'와 S-300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레마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여객기가 격추된 후 군은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테러리스트들(반군)에게는 우리군이 보유한 지대공미사일 '부크'와 S-300이 없다고 보고했다"며 "무기 탈취 사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일어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당국도 말레이항공기 추락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세르게이 캅타라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총리 대변인은 "우리에겐 고도 1만 미터 상공의 목표물을 격추시킬 수 있는 무기가 없다. 우리가 보유한 이동식 지대공미사일로 격추시킬 수 있는 높이는 최고 3-4천 미터"라며 민항기를 격추시킨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라고 밝혔다.

포로셴코 우크라 대통령, "이것은 테러행위"

스뱌토슬라프 체골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격추된 민항기에 대한 포로셴코 대통령 담화 - "이것은 사고나 재난이 아니라 테러행위"라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은 사고기가 러시아가 쏜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사고지역에서 어떠한 종류의 공중목표물 요격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주장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사고당일인 17일 도네츠크 시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스틸라 마을에 배치된 지대공미사일 '부크M1' 중대의 레이더기지 9c18 '쿠폴'이 가동되는 것이 러시아군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대공방어시스템 '부크M1'에는 1개 대대 휘하 전 중대가 공중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아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는 다시 말해 아브데옙카 마을(도네츠크 시 북쪽 8km)이나 그루스코자랸스코예 마을(도네츠크 시 동쪽 25km)에 배치된 모든 포병중대에서 미사일 발사가 가능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에서 이번 민항기 격추에 사용됐을 것으로 지목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 지대공미사일 '부크M1'을 러시아군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군이 보유한 '부크M2'는 생긴 모양이 무기 문외한이라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부크M1'과 다르다. 부언하자면 우크라이나군은 '부크M1'을 보유하고 있다"고 빅토르 리톱킨 러시아군 육군중령은 설명했다.

암스테르담-쿠알라룸푸르 구간을 운행하는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777기가 17일 저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에서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승객 283명, 승무원 15명 총 298명의 탑승자가 타고 있었다. 말레이항공 발표에 따르면 탑승객 중 대다수인 154명이 네덜란드인이었고 호주인 27명, 말레이시아인 23명, 인도네시아인 11명, 영국인 6명, 독일인과 벨기에인 각각 4명, 필리인인 3명, 캐나다인 1명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승객 41명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정보에 따르면 신원미확인 승객 중 미국인이 23명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 15명은 모두 말레이시아인이었다.

리톱킨 중령은 "러-우크라 국경지대에 '부크M2'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사고기는 러시아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점에서 격추됐으며 '부크M2' 사거리는 30km로 제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보잉777기는 러-우크라 국경에서 50k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비행기는 공중폭파된 것이 아니라 추락 전에 거의 100km를 활공비행했다. 많은 목격자들이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파된 것이 아니라 지면에 부딪히면서 폭파했다고 증언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공중 충돌설

러시아 온라인뉴스 dni.ru는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공보실 발표를 인용해 "보잉777기가 공중에서 우크라이나 공군 전투기 Su-25기와 충돌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dni.ru는 "말레이항공기의 비행을 목격한 이들은 우크라이나 공군기가 민항기를 공격하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후 비행기는 공중에서 두 부분으로 끊어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지역으로 추락했다"며 "현재 격추된 비행기 잔해 수색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자신을 키예프 보리스폴 국제공항에서 근무하는 스페인 관제사라고 밝힌 한 남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말레이기 추락 몇 분 전에 우크라이나 공군기 두 대가 여객기와 나란히 비행하는 것을 포착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보잉777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3분 전에 전투기 두 대가 보잉기와 나란히 비행했다. 불과 3분 전이었다"고 그는 트위터에 적었다. "보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측에서 관제소로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알려왔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 수 있었을까?" 그가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이후 이 자칭 스페인 관제사의 트위터 계정은 삭제됐다. 스페인어로 멘션을 남긴 그가 진짜 보리스폴 공항 관제사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설

한편 유럽항공관제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말레이항공 소속 보잉777기 추락을 '사고'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항공관제국 대변인은 독일 Welt Online에 이와 같이 밝혔다.

참고.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의 페이스북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