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새 미디어 프로젝트 ‘스푸트니크’ 출범

(사진제공=알렉세이 필리포브/리아 노보스티)

(사진제공=알렉세이 필리포브/리아 노보스티)

지난 10일 국제통신사 ‘로시야 세보드냐(Россия Сегодня, 오늘의 러시아)’가 해외 독자와 청취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 프로젝트 ‘스푸트니크(Спутник, 위성)’를 소개했다. ‘스푸트니크’는 모스크바가 아니라 세계 여러 도시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제 뉴스 네트워크가 될 전망이다. 드미트리 키셀료프 ‘로시야 세보드냐’ 사장은 프로젝트의 목적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서방의 대중매체를 거치지 않는 대안적 시각을 세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 언론은 ‘스푸트니크’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과 함께 가동되기 시작한 크렘린궁의 선전 도구 현대화와 확대 시도로 간주했다.

국제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스푸트니크'는 뉴스통신사, 인터넷 사이트 Sputniknews.com, 프레스센터, 전 세계 34개국 30개 언어로 방송되는 라디오방송 네트워크를 포함하게 된다. 설립자들의 말에 따르면, 신설 해외 방송용 미디어 프로젝트의 핵심 변별성은 콘텐츠가 모스크바가 아니라 사건들이 일어나는 해외 현지에서 제작된다는 점에 있다. '스푸트니크' 지국은 구소련 지역 17개국에 이미 개설돼 있다. 조지아에서는 '스푸트니크' 라디오가 지난 11일 방송을 시작했다.

'스푸트니크'는 수십 개의 웹사이트를 통합할 뿐만 아니라 1929년부터 러시아 생활에 관해 외국에 방송해왔으나 2013년 '국영 언론사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일부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에 따라 재편된 '러시아의 소리(Голос России)' 라디오방송의 역량도 활용할 예정이다. 1941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해 러시아 관련 신속 정보를 러시아 국내외 언론사들에 제공해왔던 러시아 최대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РИА Новости)'는 이 대통령령에 따라 폐쇄됐지만, 이를 기반으로 '로시야 세보드냐'가 신설됐다.

작년 12월부터 가동 중인 '로시야 세보드냐'는 외국 독자들에게 러시아 관련 뉴스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러시아의 시각으로 국제적 사건들을 조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시야 세보드냐'의 사장은 국제통 언론인 출신의 드미트리 키셀료프이고 편집장은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맡고 있다. 서방 언론에서는 키셀료프와 시모냔에 대해 크렘린궁의 핵심 선전가라고 말한다.

키셀료프 사장은 '로시야 세보드냐'의 사명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선의를 가진 세계의 중요 국가로서 러시아에 대한 공정한 시각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모냔 편집장은 신설 미디어 프로젝트 '스푸트니크'에 대해 "신설 언론사가 주제의 선택과 범위를 차별화하는 분석 프로, 전문가 대담, 오락 방송을 제공할 예정이나 핵심은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투데이(RT) - 비서구적 시각의 대변자

'로시야 세보드냐'의 기본 자원은 모스크바에서 영어와 아랍어, 스페인어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7억 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되고 있는 러시아투데이(RT) TV다. 미국 워싱턴과 런던에서는 자체 스튜디오를 두고 방송한다. RT는 저널리즘 분야의 국제적인 상들에 여러 차례 노미네이트됐지만, 해외 언론계에서 RT를 대하는 태도는 엇갈렸다. RT는 서방의 선정적인 타블로이드판 언론과 자주 비교돼 왔으며 국제적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조명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여러 차례 받곤 했다. 예를 들면, 지난 10일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RT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편파적으로 조명하며 오직 러시아 당국의 입장만을 소개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이런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고 여기에는 "RT의 편집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담겨 있다고 응수했다.

'러시아의 소리' 라디오방송과 '리아 노보스티' 통신을 폐쇄하고 '로시야 세보드냐'를 신설해 러시아의 다양한 미디어 자원을 통합한 것을 일부 외국 분석가는 러시아를 반미 목소리를 높이는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시키려는 크렘린궁의 시도를 뒷받침해주는 행보로 평가했다. 유럽에서 이는 1990년대 세대가 보기에 냉전 종식과 함께 타당성을 상실한 듯했던 러시아의 외국어 방송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으냐를 두고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최초의 통신사 타스(ТАСС)

타스 통신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영 통신사로 1904년부터 존재하고 있다. 2차대전 중에는 타스 통신사 안에 전선 특별 편집부가 개설되면서 전방에 나가 활동한 기자들이 많이 있었다.

1992년 타스 통신은 이타르타스(ИТАР-ТАСС) 통신으로 개명됐지만, 2014년 9월 브랜드 명이 바뀌면서 이전의 역사적 명칭 타스(TACC)로 되돌아왔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 국내와 국제 문제를 조명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전 세계 63개국 70개 지역 거점과 지국에 걸쳐 가장 폭넓은 기자망을 보유하고 있다. 타스 통신의 미디어 콘텐츠는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6개국어로 제공된다. 또 타스 통신의 사진 보관소는 사진과 음화 수백 만 장을 소장하고 있다.

"선전용 언론은 불량 저널리즘과 동의어"

러시아 관영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국제 프로젝트로 2007년 출범한 Russia Beyond the Headlines(RBTH)는 외국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러시아의 대형 미디어 자원이다. RBTH는 외국 언론 내 러시아 정보의 존재를 확대하고자 하며 세계 유수 신문들의 부록으로 보급되고 있는 지면판을 23개국에서 발행하고 있다. RBTH의 두드러진 특징은 러시아의 제 문제와 역사, 문화, 전통, 관광에 관한 정보만 아니라 러시아가 관련된 국제적 사건들에 관한 정보도 외국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 주요 운영 원칙은 지면판 발행 국가들의 양질의 저널리즘 기준과 원칙, 전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출판물의 70% 이상은 원작 자료이고, 나머지는 러시아 유력 언론사 기사들에서 선별하여 번역을 거친 뒤 RBTH 편집자들에 의해 협력 신문사들의 기준에 맞게 편집된다. "러시아 지면판 언론사들의 자료는 러시아와 외국의 저널리즘 전통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외국 언론에서 재간행되는 일이 드물다. 처음에는 불공평 조명에 대해 우려했던 외국 파트너들과의 협력 과정에서 우리는 선전이 불량 저널리즘의 동의어 그 이상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우리 RBTH는 하나의 입장만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견해와 관점들도 고려하는 양질의 저널리즘 언어로 러시아에 관해 이야기한다." 예브게니 아보프 RBTH 발행인의 말이다.

RBTH 지면판은 미국의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프랑스의 르피가로(Le Figaro), 독일의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 이탈리아의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 스페인의 엘 파이스(El País), 중국의 글로벌 타임스(Global Times) 등 29개 유력 신문의 부록으로 발행되고 있다. 또한 RBTH는 16개 언어로 된 20개 온라인 사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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