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핵전쟁이 두렵지 않다

(사진제공=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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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뉴욕에서는 2015 핵확산방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다. 현재 핵군축 과정의 걸림돌이 무엇인지에 대해 러시아 대표단장인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외무부 무기비확산통제국장의 말을 들어 보았다.

-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한 160개 국가가 핵무기 사용이 야기할 인도적 결과를 이유로 들어 핵무기 완전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5대 핵강국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핵확산방지조약에 분열이 일어난 것인가?

"NPT 회원국 거의 전원이라고 할 정도로 그처럼 많은 국가가 핵무기 사용의 인도적 결과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들고 나왔다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러시아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이러한 주장은 핵군축 과정의 본질적 문제로부터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역할을 한다... 2005년이나 1990년대 말에는 왜 이러한 이니셔티브가 나오지 않았을까? 갑자기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정도로 특별한 일이 그 사이에 일어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핵무기 사용금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문제가 국제적 논의의 장에 오른 것처럼 보인다. 둘째, 이번 이니셔티브는 핵군축 분야에서 과도한 기대를 갖게 만들며, 그것은 NPT의 근간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 많은 국가들이 이미 NPT가 차별주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그들은 NPT가 기존 핵강국들에게만 유리하다고 말을 한다. 비핵보유국들에게는 핵무기 생산을 금지시켜놓고 핵보유국들은 군축을 하는 대신에 핵 없는 세상을 원하는 국제사회의 갈망에 서둘러 호응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 매우 타당한 견해로 보인다.

"물론 그들의 주장에는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평가는 현실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지난 4반세기 동안 러-미 양국은 기존에 배치된 핵전력의 85%를 감축시켰다. 2005년부터 치자면, 핵탄두 수는 세 배나 줄었다. 이것을 느리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이를 이해시키려해도 그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 하지만 최근 들어 핵감축 과정이 주춤한 것은 사실 아닌가?

"핵감축 문제는 상황이 실제로 간단치 않다. 3년도 채 남지 않은 2018년 2월 5일까지 러-미 양국은 마지막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명시된 수준까지 전력을 감축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그에 대한 답은 없다. 전략안정 분야의 상황이 너무 불투명한 탓이다. 우리가 수차례 밝혔듯이 문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그리고 우주 무기배치 가능성, 재래무기 분야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한다.

전략무기감축 분야에서 새로운 협정 체결이 가능할 지 여부에 대해 지금 어느 누구도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러시아는 이 문제를 의제에 올려놓고 있지 않다."

- 미사일방어(MD)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이 남아 있는가?

"미국이 이 주제를 놓고 우리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미 알려진 바처럼 대통령 위원회를 통한 전략적 안정 문제 관련 대화 채널은 막힌 상태다. 미국은 러시아가 동의하든 안 하든 MD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MD 체계가 러시아를 타겟으로 한 것이 아님을 국제법적으로 보장해달라는 우리의 요청을 만족시킬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힌 상황이다. 게다가 현재 양국의 전반적 관계 양상 또한 이 주제를 다시 논의할만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 현재 핵분쟁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다. 핵무기 사용을 부추길만한 아무런 정황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도, 다른 핵보유국들도 자신이 지고 있는 책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

-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14조에 따르면, 미사일방어(MD) 체계 확대는 협정 탈퇴로 간주될 수 있다. 러시아가 아직도 협정을 탈퇴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011년 11월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어느 단계에서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러시아 안보 이해에 저해된다면 협정에 대한 입장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내가 이해하기론 아직 그러한 정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의 MD 체계는 현재 평시 준비태세를 취하고 있다."

- '크림. 집으로 가는 길(Крым. Путь домой)'이란 다큐영화 속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한창일 때 핵무기 발사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늘날 핵무기 보유 사실이 과거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닌가?

"그러한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이 핵전력이 준비강화태세에 돌입했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 이번 NPT 평가회의에서 제기된 민감한 주제 중 하나는 러시아를 향한 중단거리미사일폐기조약(IRNFT) 위반 비난이었다.

"그러한 문제들은 외교채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NPT 평가회의에서 이와 같은 주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측이 이 문제를 먼저 제기한 이상 우리도 그에 대한 대답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것이다."

- 중단거리미사일폐기조약(IRNFT)이 조인된 시점으로부터 군사기술은 한층 진일보했다. 러시아측은 무인 공격기 생산 등 IRNFT 위반으로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

"미국의 무인 공격기들은 그 수행 임무와는 무관하게 중단거리 미사일 카테고리에 완전히 부합된다. 그러한 무인 공격기 생산을 개시하기 전에 미국측은 먼저 우리에게 조약 수정을 제안했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럼으로써 조약 위반을 감행했다."

- 조약 내용의 수정이 가능하다고 보나?

"조약 자체에 그러한 가능성이 명시되어 있다. 어느 편이든 원하는 수정안을 제안할 수 있고, 상대편이 그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수정안이 채택된다. 그러한 경우 건별로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하지만 러시아는 조약 수정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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