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 – 시리아에서 IS는 언제 박멸될 것인가?

이라크 특수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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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은 가까운 시일 안에 격퇴되겠지만 시리아 전쟁은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슬람 수니파 급진 단체인 IS의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일종의 '고별 성명'을 배포했다고 이라크 알 수마리아(Al Sumaria)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라크 모술(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규군과 IS 간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곳)에서 IS의 패배를 시인하고 추종자들에게 모술에서 퇴각하거나 죽음으로써 순교할 것을 지시했다.

알바그다디의 성명은 뭔가 미심쩍어 보인다. 패배를 시인하는 수사는 IS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의 사기를 꺾어놓기 위해 허위정보를 퍼뜨렸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칼리프'의 지위를 되찾으려는 이 테러집단의 상황은 정말로 나빠 보인다. IS가 장악했던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출처: 로이터출처: 로이터그렇지만 IS를 격퇴하고 승리를 거뒀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일단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을 벌이는 세력들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내부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당사자들인 미국, 터키, 쿠르드족과 합의에 이르려고 애쓰고 있다.

두 전선에서 벌어지는 전쟁

이라크 정규군은 서방 동맹국들과 함께 IS의 '수도'격인 모술에서 테러집단을 몰아낸다. 올 1월 이라크 정부는 모술 동부를 탈환한다. 지금은 모술 서부 지역 탈환 작전이 전개 중인데 이라크 정규군이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지역 통치권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IS는 시리아에서도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월 23일에는 터키 정규군이 시리아 북부 도시 알바브에서 반군 세력을 몰아냈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 장관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로 3월 2일에는 시리아 정규군이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지원을 받아 팔미라를 탈환했다. 시리아 고대도시 팔미라는 2016년 12월부터 IS가 점령해 온 곳이다.

이처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 세력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테러집단이 완전히 격멸되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IS 격퇴전을 지휘하는 미 육군 스티븐 타운센드 사령관(중장)은 모술에만 2000 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들이 남아 있어 격렬한 전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리 코사치 국립러시아인문대학교 현대동방학과 교수는 “IS 전투 요원들이 퇴각하여 도망갔다는 '이라크 언론'의 보도를 믿지 않는다”고 Russia포커스에 전했다. 교수는 “IS전투요원들은 지하터널을 이용해 이라크 정규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을 만큼 모술전투에 매우 숙달돼 있다”며 “모술에서 전투가 집요하게 지속되듯, 락까(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도시) 공습이 시작되면 그곳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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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부의 혼란

시리아 동부 도시 락까는 모술 함락 이후 무장세력의 본거지로 남을 것이다. IS 격퇴를 위해서는 락까를 반드시 공격해야 하지만, 현재 공격할 수 있는 세력은 없다. 쿠르드계 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터키군이 IS과 교전하는 시리아 북부 지역 중에서 락까는 최상의 공격 목표임에도 현재 터키군과 SDF의 사이가 틀어져 내부 갈등에 힘이 소진되는 형국이다.

터키군은 2016년 8월 IS 격퇴를 위한 시리아 군사작전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쿠르드 자치 국가 수립을 막는 것이 터키의 진정한 참전 목적이라고 수없이 지적했다. 시리아 북부에서 IS를 격퇴하자마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군의 다음 목표는 락까가 아니라 시리아민주군(SDF)이 장악한 만비지”라고 공표했다. SDF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쿠르드족은 터키군을 테러주의자들의 공범으로 규정하고 맞서 싸우겠다고 천명했다.

그런데 SDF의 핵심 세력인 시리아의 쿠르드족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 2월 28일 만비지 근처에 미군 특수부대가 배치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터키가 쿠르드족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충돌 일보 직전일 만큼 현지 정세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다.

당사자들의 중재자로 나선 러시아

혁신발전연구소 중동분쟁연구과의 안톤 마르다소프 과장은 “러시아가 '3개의 총구 사이에' 선 것과 같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 처했다”고 말한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터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군과 쿠르드족의 충돌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마르다소프 과장은 3월 2일 SDF가 발표한 성명에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에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군이 만비지와 터키군 사이에서 '버퍼 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쿠르드족과 러시아가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 식으로 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에 경계선을 그으려고 애쓰고 있으며 만비지의 지위를 정하는 협상을 끌어냄으로써 터키군의 병력을 락까 공습으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다고 마르다소프 과장은 생각한다.

그는 “현재 상황이 안개가 낀 듯 모호하다”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3월 9일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문제도 당연히 언급할 것이다. 회담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는 어떤 결론도 말하기가 어렵다”고 Russia포커스에 전했다. 그는 또한 “시리아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새 행정부의 입장을 아직 모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미 국방부의 IS 격퇴 전략 보고서를 받았겠지만 이와 관련해 아직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어떤 경우라도 '칼리프'의 지위를 되찾으려는 IS 세력을 격퇴하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만만찮은 과제가 있다. IS의 적을 자처하는 수많은 세력 사이에서 발생하는 내부 갈등을 먼저 해결하고 나서야 테러집단 IS와의 전쟁에 모든 병력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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