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해안 도시 타간로그 출신의 대학생 막심 코마렌코는 이번 여름에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보고 아르바이트도 할 겸 모스크바로 갔다. 그는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사기꾼들을 만나기도 했다. “인터넷에는 쓰레기들이 많았다. 일자리들은 이미 찼거나 작년 것들이었다. 내게도 은행 직불카드 개설에 필요하다며 신분증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 막심의 말이다.
막심은 지인의 소개로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 내 카페 ‘커피 하우스(Кофе Хауз)’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일에서 최고 좋은 점은 팁을 받는 거였다. 받은 팁으로 모스크바에서 셋방이나 변두리쯤에서 아파트를 세내 살 수 있을 정도로 벌이가 꽤 쏠쏠했다.” 코마렌코의 설명이다. 벌이는 약 20,000~25,000루블(270~350달러)였다. 막심은 한 달간 일한 뒤 타간로그로 돌아와 IT 전문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막심은 “여기서 내게는 경험이 돈보다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매년 여름 수만 명의 대학생이 막심의 선례를 따르고 있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이 수십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올라오는 SNS를 아침부터 뒤지기 시작한다. 고용주들은 홍보에 적합한 호감형 남학생과 여학생을 찾는다. 이들은 담배와 음식, 향수, 기타 다른 많은 것을 거리에서 나눠주고 다닌다. 시간당 임금은 200~400루블(2~6달러)로 많지 않다. 운이 좋으면 의상 전시 모델이 될 수도 있고 파티 조직팀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시간당 임금은 500~700루블(6~10루블)까지 올라간다. 영어 구사자들과 흑인 유학생들에 대한 수요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축제 출연과 과외 일자리가 제공된다.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면 하루 임금은 2,000~5,000루블(25~70달러)까지 늘어난다.
대도시 대학생들은 해당 지역의 주민고용센터에 일자리를 문의해볼 수 있다. 여기서는 여름에 의류매장 판매직원을 모집하는 대형 쇼핑센터에서 일자리가 난다. 월 15,000~25,000루블(215~350달러)를 벌 수 있다.
외국인 학생들은 독자적으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그들이 공부하고 있는 지역에서만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지역에서는 러시아 당국에서 노동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러시아인민우호대학교(РУДН)는 해결책을 찾아냈다. 여름방학 동안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교내 일자리를 제공한 것이다. 이들은 새 학기에 맞춰 페인트를 칠하고 퍼티를 바르고 강의실 외관을 새로 단장하는 등 대학과 기숙사 건물들의 보수 작업에 참여한다. “올해는 700명이 신청서를 냈지만, 일자리는 그보다 더 적었다. 결국 두 달간 70개국 270명의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 국가 학생들은 물론이고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등 유럽 출신 학생들도 있었다.” 블라디미르 세르게예프 러시아인민우호대학교 청년대학생단센터 소장의 말이다.
외국인 학생들은 노동계약서를 작성했고 한 달에 25,000루블(370달러)을 받았다.
하지만 러시아 대학생에게 흥미로운 일자리를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러시아 대학생단(Российские студенческие отряды)’ 청년단체에 가입하는 것이다. ‘러시아 대학생단’은 전국 72개 지역에 지부를 갖고 있고 1년에 24만 명의 학생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우리는 일자리 수가 가장 많은 건설, 교육분야, 그리고 기차승무원(러시아철도공사), 의료, 고고학, 환경이라는 6개 주요 분야로 나누어 일자리를 조직하고 있다. 올해 우리는 약 2천 명의 학생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알렉산드르 폴신 ‘러시아대학생단’ 상트페트르부르크 지부장의 설명이다.
건설 분야를 선택하는 젊은이들은 ‘미르니’,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 러시아 북부 야말네네츠 자치구와 코미 공화국 내 석유가스전,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이 건설 중인 흑해로 일자리를 찾아 떠날 수 있다. 여기서 한 달 임금은 최대 5만 루블(730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 병원에서 간호조무사직을 찾는 이들도 있다. 자격증 유무에 따라 한달 임금은 최저 2,500루블에서 최대 17,000루블(35~230달러)다.
피오네르(소년단) 캠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해안에 위치한 피오네르 캠프가 특히 인기 있다. “돈도 벌면서 해변에서 썬탠도 하고 쉴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비올레타 치가로바 러시아대학생단 아스트라한 지부장의 말이다. “우리 학생들은 흑해 연안 도시 아나페에서 피오네르 캠프 지도자, 안무가, 예술감독으로 일했다. 21일 동안 교대 근무 평균 임금은 7,000루블(100달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