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 포르노에 대한 권리를 고수하다

가장 효과가 큰 저항 표현 방법은 페이스북에서 ‘#로스포르노브조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었다.

가장 효과가 큰 저항 표현 방법은 페이스북에서 ‘#로스포르노브조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었다.

Getty Images
러시아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세계 최대 포르노 호스팅 서비스 ‘폰허브’ 접속 금지에 저항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포르노 영화에 대해 묘사하고,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단어들을 고른다.

러시아의 인터넷 감시기관인 연방 통신•정보기술•대중매체 감독청 ‘로스콤나드조르’은 2016년 9월 8일 세계 최대 포르노 호스팅 서비스 ‘폰허브(Pornhub)’와 포르노 영상 공유 서비스 ‘유폰(YouPorn)’의 러시아내 접속을 차단했다. 그러자 성난 사용자들은 트롤링과 패러디, 온라인 플래시몹으로 저항하고 있다.

법원 결정 후 감시기관도 그냥 앉아 있지 않고 트위터에서 포르노 지지자 뿐 아니라 포르노 허브와의 논쟁에도 뛰어 들었다.

가장 효과가 큰 저항 표현 방법은 페이스북에서 ‘#로스포르노브조르(роспорнобзор)’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마치 TV 아나운서처럼 차분하고 무심한 목소리로 자기 기기로 보고 있는 포르노를 중계하듯 이야기한다. 촬영 관점와 인테리어, 행위 자체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사실 위선에 대항하는 행동이라고 그들은 설명한다.

자신을 해방하라

“그의 한쪽 다리는 마치... 지렛대 같다. 아니, 지렛대가 아니다. 한쪽 다리가 더 강한 움직임을 위해 침대에 올려져 있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으로 돌아와 보면... 아리아나 그란데 같다. 아니, 아리아나 그란데의 친구 같다.” 잡지 ‘아피샤(Афиша)’의 전 편집장이자 현재는 ‘에스콰이어 러시아’의 디지털디렉터인 다니일 트라분이 영상에서 포르노 영화의 내용을 설명한다.

#로스포르노브조르 플래시몹은 참가자들이 섹스를 묘사할 수 있는 어휘를 얼마나 풍부하게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독특한 테스트이기도 했다. 플래시몹의 주창자인 언론인 트라분과 그처럼 언론계 출신이 대부분인 후발주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그들은 ‘우선 자기 자신을’ 해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침은 단순하다. 포르노 영화를 선정해 비디오카메라 앞에서 논평하면서 자신의 개방성을 기르는 것.

‘어휘 연습문제’의 장본인들은 로스콤나드조르가 포르노 호스팅 서비스들, 즉 포르노 컨텐츠에 특화된 장소들까지 금지해 가며 이렇게 맹렬히 포르노와 싸우는 것을 두고 국가 수준에서의 위선 조장과 보수적 입장이라고 평했다. 섹스 이야기를 위한 중립적인 어휘나 토론도 없는데다 러시아인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 ‘브콘탁테(Вконтакте)’가 실제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거대한 포르노 네트워크가 됐음에도 금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비정상적인 이중성이다... 그래서 우리는 #로스포르노브조르 플래시몹을 생각해 냈다.” 트라분은 이렇게 설명했다. 동시에 섹스 블로거 타티야나 니코노바는 “#로스포르노브조르 태그를 단 포르노 영화 이야기가 포르노에 관한 이야기라면, 왜 이것이 섹스에 관한 이야기로 광고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

인구학을 위해

사실 로스콤나드조르는 브콘탁테를 아동 포르노의 온상으로 규정하고 금지된 사이트 목록에 넣겠다고 계속 위협하며 이미 몇 년 동안이나 브콘탁테의 포르노와 지루한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러나 브콘탁테 운영진은 매번 최악의 결과가 오기 전에 페이지를 삭제해 버렸다.

한편 브콘탁테에서는 검색 설정에서 ‘제한 없음’ 체크박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포르노를 찾을 수 있다. 포르노 근절을 위한 로스콤나드조르의 노력이 돈키호테가 풍차와 싸우는 것과 비슷함을 암시하기 위해서인지, 폰허브에 대한 지지의 표현인지 9월 17일 브콘탁테는 예의 악명 높은 체크박스에 금지된 사이트 폰허브의 색을 입혔다.

폰허브 운영진은 트위터를 통해 ‘@roscomnadzor 폰허브 프리미엄 계정을 주면 러시아에서 폰허브 금지를 풀어줄 건가?’라는 논평을 달았다. 그러자 로스콤나드조르는 ‘@Pornhub 미안, 우리는 관심 없고 인구학은 상품이 아니야’라고 대응한 뒤, 포르노 사이트들의 ‘레퍼토리’가 완전히 바뀐 이후에만 접속금지를 풀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절대 안 된다는 얘기’라고 논평가들은 요약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폰허브 방문자수에서 11위를 차지했다(1위는 미국).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