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리치노(Царицыно)’ 박물관
Press photo전형적인 러시아 결혼식의 풍경은 이렇다. 화려한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정장 차림의 신랑, 신혼부부는 한 쌍의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술에 흥겨워진 친척들은 “결혼식에 싸움이 빠지면 안 되지” 같은 농담을 한다. 그러나 러시아 전통에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다른 것들도 있으니, 예를 들어 혼례 참석자 일행과 도시를 다니며 지역 명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 층은 고정관념을 깨뜨리길 좋아한다. 결혼식 날이 평생 기억되도록 하기 위해 결혼식과 사진촬영을 위한 독특한 장소들을 찾는 러시아 커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그러기에 좋은 몇몇 장소를 소개한다.
출처: 막스 아브데이프
‘카잔(казан)’이라는 단어는 튀르크족 언어로 음식 조리용 솥이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심지어 카잔이라는 도시(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00km)도 바로 러시아에서 유명한 이 용기 덕분에 그 이름을 받은 것이다. 활활 타는 불꽃에 올려진 30m 크기의 거대한 솥 모양을 한 회관 내 작스(ЗАГС, 러시아의 혼인 등록 기관)에서는 하루에 최대 100쌍이 등록한다. 4개의 층마다 나름의 고유한 장식이 있고, 건물 꼭대기에는 도시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출처: Press photo
이곳은 러시아 최초의 결혼궁전이며 화려한 19세기 저택에 위치한다. 다름 아닌 이 결혼궁전의 개관 후로 성대한 결혼 등록 전통이 등장했다. 현재 이곳은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호화로운 작스 중 하나다. 화려한 대리석 계단은 사랑 받는 결혼식 기념촬영 장소다. 다른 곳이 아닌 여기서 결혼을 하기 위해 여섯달씩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만이 아니라 방문객과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러시아 유명인의 결혼식이 여기서 치러졌다.
출처: Press photo
차리치노의 작스는 예카테리나 2세 시대 양식의 ‘차리치노(Царицыно)’ 박물관에서 공식 야외 결혼식을 진행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등록은 청색 거실(Голубая гостиная)의 대전당에서 진행되며, 18세기 의상을 입은 오케스트라가 클래식을 연주하고, 내빈들은 궁중예식지휘자가 맞이하고 궁녀가 배웅한다.
출처: 레프 페도세이프/ 타스
매년 2월 키롭스크 시(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1,800km)에서는 얼음과 눈으로 지어진 결혼궁전을 개장한다. 이곳에서는 결혼식에 쓰는 섬세한 샴페인 잔은 물론 호적등록부도 얼음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신혼부부에게 발급되는 결혼증명서는 진짜 결혼증명서다.
출처: Legion Media
요시카르-올라(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760km)의 강변도로는 암스테르담과 함부르크의 모습과 자주 비교된다. 몇 년 전 이곳에 고딕 양식 결혼궁전이 건설됐다. 전통에 따라 신랑과 신부는 건물 한 쪽에서 들어와 식이 끝나고 남편과 아내가 되면 반대 쪽 강변도로로 나간다. 강변도로에는 가족배를 상징하는 수상트램이 신혼부부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라밀 시트디코프/ 리아노보스티
러시아 극동 야말 반도(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3500km)에서는 에벤키족의 전통 움막 ‘춤(чум)’에서 거행되는 민속양식 결혼식이 인기가 높다. 이러한 경향이 유럽까지도 퍼져서, 현재 유목민의 천막집 유르트에서 식을 올리려는 영국 신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출처: Press photo
상트페테르부르크 엄지장갑 박물관의 독특한 ‘따뜻한 기분 등록 전당’에서는 매일 원하는 누구나 혼인등록을 할 수 있다. 신부와 신랑은 연인을 위한 엄지 장갑을 끼고 선서를 하며 기념으로 ‘따뜻한 기분 등록 증명서’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