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순간 6선

자메이카의 육상 단거리 선수 우사인 볼트는 모스크바에서 세계선수권 8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자메이카의 육상 단거리 선수 우사인 볼트는 모스크바에서 세계선수권 8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이신바예바의 마지막 도약, 우사인 볼트의 폭풍 질주, 라시마노바가 결승선을 두 번 끊은 사연 등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빛나는 순간들.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러시아에 일곱 개의 금메달과 종합성적 1위 자리를 안기며 막을 내렸다. 러시아 대표팀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것은 2001년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메달 획득 경쟁뿐 아니라 인상적인 순간과 여러 감정이 뒤섞였던 장으로도 우리의 기억에 남았다. 미칠 듯한 환희와 고통, 절망, 눈물…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이곳에서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었다.

볼트와 번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에게 모스크바에 모인 관중들이 기대한 것은 오로지 승리였다. 자메이카 출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는 러시아 관중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날씨도, 경쟁자도 그의 100m 우승을 막지 못했다. 번개가 내리치고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볼트는 경쟁자들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내주지 않았다. 우사인 볼트는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도 승리했으며, 러시아 관중들에게 러시아 춤 세리머니를 선사했다.

우사인 볼트의 춤 세리머니 (동영상제공=YouTube)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8번째 금메달을 따낸 후 모스크바를 떠난 우사인 볼트의 향후 계획은 이미 이룬 성과만큼이나 웅대했다. "저는 메달을 몇 개 땄는지 세지 않아요. 지금껏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죠. 그래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요. 제겐 전설이 되겠다는 꿈이 있었고 런던 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나는 대회에서 무적이 되고 싶습니다!"

커다란 마침표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되찾았다.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28번째 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으나 4m78cm를 뛰어넘으며 관중을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승리로 이신바예바의 화려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전 좋은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어요. 그리고 오늘 훌륭한 성적을 내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제 만약 복귀하지 못 한다 해도 아쉬움 없는 은퇴를 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이번 승리는 선수생활에서 가장 값진 승리입니다."

눈물과 국가

1600미터 계주에서 우승한 러시아 여자대표팀. (사진제공=AP)
1600미터 계주에서 우승한 러시아 여자대표팀. (사진제공=AP)

러시아 여자 1,600m 계주 승리가 오랫동안 고대되었던 만큼 결승선을 끊은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러시아 팀 마지막 주자 안토니나 크리보샵카는 기자들 앞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 2, 3위만 해왔기 때문에 정말 우승하고 싶었어요. 지금껏 수없이 경기에 출전해 시상대에서 다른 나라 국가를 들어야 했지요. 오늘은 조국 땅에서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 속에 우리나라 국가가 울려퍼졌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나더라구요."

결승선을 두 번 끊은 선수

옐레나 라시마노바.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옐레나 라시마노바. (사진제공=미하일 시니친/로시스카야 가제타)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옐레나 라시마노바는 20km 경보에서 안타까운 실수로 금메달을 놓칠 뻔했다. 라시마노바는 경기장에 들어선 후 100m를 지나 멈춰 섰는데, 결승선까지 한 바퀴가 더 남아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아직 완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누군가 제때 알려준 덕분에 이 드라마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다.

"춤추고 웃통 벗고..." 즐거운 세리머니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감정을 억누르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원반던지기에서 우승한 로베르트 하르팅(독일)은 우승 직후 입고 있던 상의를 인상적으로 찢어버렸다. 하르팅은 이전에도 이런 세리머니를 해왔다. 에제키엘 켐보이는 남자 3,000m 장애물 달리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케냐 국기를 몸에 두르고 민속춤 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는 별과 떠오르는 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많은 스타 선수들에게 끔찍한 악몽이 되기도 했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 상당수가 이전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런 안타까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뜻밖의 선전이 뒤를 이었다. 멀리뛰기 선수 알렉산드르 멘코프가 그런 예기치 않은 기쁨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크라스노야르스크 출신 멘코프(만 22세)는 8m 56cm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 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했고, 이제는 세계 기록까지 넘보고 있다. "오늘 마지막 시기에서 아주 멀리 뛰었어요. 그런데 너무 흥분해 핏속에 아드레날린이 넘쳤는지 출발선을 넘고 말았죠. 하지만 언젠가는 세계 기록에 가까운 완벽한 도약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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