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로스트’... 모네론 섬

러시아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러시아인들도 많지 앟은 곳, 모네론 섬. 야생의 자연과 경이로운 풍경이 어우러진 극동의 '오아시스' 모네론 섬은 사할린 섬과 이웃하고 있다.

모네론 섬은 모터보트를 타고 30분만에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다. 걸어서는 섬에서 최고 지점인 해발 440m의 스타리츠키 산(гора Старицкого)을 포함해도 대여섯 시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사진작가들이 꼽는 '꿈의 장소' 모네론 섬을 찾아 오는 많은 이들이 이 섬에 오기 위해 사할린 섬에서 타타르 해협을 거치는 길고도 힘든 여정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

모네론 섬으로 향하는 여정은 사할린의 작은 항구도시 네벨스크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모터보트를 타야만 섬으로 갈 수 있다. 사할린 해안에서 모네론 섬 만까지 거리는 약 30해리, 그러니까 약 50km 정도로, 작은 모터보트의 속도는 파도 때문에 시속 18km를 넘지 못한다. 날씨가 좋을 때 타타르 해협을 통해 섬까지 가는 데는 약 3시간이 걸린다. 강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시간은 1.5배 더 걸린다.

모네론 섬에 도착하자마자 눈 앞에 펼쳐지는 해안의 모습은 사진엽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모네론 섬의 숙박 단지. (사진제공=알렉세이 야로솁스키)

해안의 에메랄드 빛깔 구릉 지대에는 숙박 단지가 정갈하게 점점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조차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모네론 섬의 원시성과 부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아늑한 게스트 하우스들은 동시에 2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 섬의 방문객 수를 제한하지 않는다면 섬의 자연계에 생태적 균형이 깨지게 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모네론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섬의 가이드를 맡고 있는 생태학자 나탈리야 크루글로바는 말한다. "모네론 섬은 러시아 최초의 해양자연공원입니다. 작년 한 시즌 동안 천 명 정도가 섬을 방문했는데 앞으로도 그 수는 눈에 띄게 늘지는 않을 거예요. 이곳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요."

이곳에선 수백 마리의 희귀 조류가 자유로이 해안가의 바위에 둥지를 틀고 있고, 물고기들도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름철엔 풀이 사람 키보다도 높게 자란다.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키는 섬의 풍경에 15미터 높이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그림같은 폭포도 한몫을 한다.

바다사자. (사진제공=알렉세이 야로솁스키)

그러나 모네론 섬이 가진 최대 자산은 수중생태계다. 생태학자들은 무엇보다도 섬의 해양 동물계 보존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중 일부 종은 러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러한 현상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데 그래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작은 무인도' 모네론 섬은 극동 러시아 군도에 속한 여러 섬들 중에서 유일하게 남쪽의 아열대 지방에서 흘러 들어오는 띠처럼 좁은 쓰시마 난류의 흐름 상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모네론 섬 주변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한 바다 속에는 전복, 성게, 해삼 등과 같은 이국적인 바다생물들이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다. 최상급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모네론 섬 주변의 수중세계는 잠수 사진작가들의 꿈과 같은 곳이다. 이곳을 찾는 드문 기회를 얻었던 사람들이 다시 이곳에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사 원문은 strana.ru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