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카는 고기 요리부터 마카로니까지 어떤 음식에나 어울린다.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요즘 소치에서는 올림픽 심볼이 들어간 기념품들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말 그대로 길 모퉁이마다 올림픽 기념품을 팔고 있다. 게다가 열쇠고리, 봉제인형, 냉장고 자석 같은 소품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기념품 목록에는 끼지 않는 스노보드, 스키, 스케이트, 헬멧, 옷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짝퉁이 아닐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소치에서 파는 모든 올림픽 관련상품은 라이센스 제품이며 어느 가게든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치를 기념하는 것이 올림픽 심볼만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 하면 떠오르는 전통 기념품들이 있으니 이번 기회에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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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질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흑해 밑바닥의 황화수소층을 두고 학자들간에 잦은 논쟁이 있지만, 어쨌든 흑해에는 물고기와 해조류 말고도 다른 생명체들이 존재한다. 홍합과 소라 껍질은 그만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렇기에 이 지역의 솜씨 좋은 공예가들은 수공예 기념품의 재료로 기꺼이 사용했다. 가공되지 않은 친환경 장식품을 좋아한다면 프리모르스카야 거리 일대의 해변을 거닐다 보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폭풍이 지나고난 뒤에는 특히 엄청난 양에 조개껍질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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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수 잎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상록수인 월계수는 그늘이 드리워진 소치의 거리(예를 들어, 로즈 거리(ул. Роз) 63번지 등)에서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고른 덤불 울타리로 꾸며진 월계수도 있고, 키 크고 가지가 우거진 거대한 월계수도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우승자들에게 월계관을 씌웠다. 이제 이런 전통은 사라졌지만, 월계수는 여전히 평화, 새 생명, 영원, 불멸, 영광을 상징한다. 실용적인 용도도 있다. 러시아에서는 고기와 채소 요리, 수프를 조리할 때 월계수 잎을 넣는다. 싱싱한 월계수 가지 몇 개를 집에 가져오자. 이 가지들은 꽃병에서(물 없이) 오랫동안 시들지 않고 여행의 추억을 상기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가지가 마르면 이파리는 물기 없는 병에 넣어뒀다가 수프를 끓이거나 고기를 구울 때 요리가 완성되기 2분 전에 한 잎씩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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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칼립투스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휴양지 소치의 여러 시장('소치' 시장 : 모스콥스카야 거리 22번지, '아들레르' 시장 : 데모크라티체스카야 거리 38-a번지)에서는 일년 내내 커다란 유칼립투스 다발을 구입할 수 있다. 유칼립투스의 치유력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다. 유칼립투스 잎을 달인 물은 갖가지 질병에 약으로 쓰인다. 또 유칼립투스 가지 묶음은 대중목욕탕과 사우나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다. 또 감기 앓는 사람의 집에는 유칼립투스 잎을 뜨거운 물로 우려내면서 그 향으로 집안을 채우는데, 이는 검증된 민간요법이다.
현지에서 사귀게 될 러시아 친구들을 위해서 여러분은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까? 한국을 상징하는 작은 기념품들을 추천한다. 당신의 고향을 상징하는 열쇠고리, 태극기가 그려진 볼펜, 냉장고 자석이나 야구모자 같은 것이 좋다. “선물의 가격 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러시아에서는 말한다. 너무 고가의 선물을 준비하면 오히려 거절당할 수도 있다. 작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으로 장래의 친구를 기쁘게 해보시도록!
알다시피 캅카스는 독특한 음식뿐만 아니라 그 독특함을 더해주는 허브로도 유명하다. 현지의 시장('소치' 시장 : 모스콥스카야 거리 22번지, '아들레르' 시장 : 데모크라티체스카야 거리 38-a번지)에서 파는 향신료와 조미료는 여름이면 여행객들에 의해 전국으로 퍼진다. 가장 강한 향신료는 가정에서 만든 아지카(аджика)다. 보통 '강한 맛', '중간 맛' 또는 '약한 맛'이 있다. 아지카는 혀가 얼얼하도록 매운 빨간 고추와 소금, 허브를 재료로 만들어져 보존 기간이 매우 길다. 어떤 허브가 들어가는 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아지카는 고기 요리부터 마카로니까지 어떤 음식에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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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투르마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바스투르마는 훌륭한 여행 선물이다. 바스투르마는 캅카스의 향기로운 향신료에 절여 껍질이 매콤한 염장건조 쇠고기다. 얇게 포로 저며 내면 맥주 안주로 최고다. 보존기간이 아주 길어 먼 길 여행에도 상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바스투르마도 소치의 시장 개인 가판매에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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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르치헬라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크라스노다르 홍차'는 세계 최북단 차 산지에서 생산되며, 여느 차에서 볼 수 없는 향과 색을 지녔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으니 우스갯소리로 '아르메니아 스니커즈'라 하는 캅카스의 달콤한 간식 추르치헬라다. 가정에서 만들며 제조방법은 다음과 같다. 호두알맹이를 실에 끼워 목걸이처럼 만들고, 이를 뜨겁고 걸쭉한 포도 키셀(과즙에 녹말을 넣어 푸딩처럼 만든 디저트)에 몇 차례 담갔다 뺀다. 키셀이 점점 굳으면서 달콤한 '껍질'이 된다. 추르치헬라도 보존기간이 길고,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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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hotoXPress) |
바다와 산이 있는 곳에는 화가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흑해의 오색찬란한 자연풍광은 이 고장의 뛰어난 화가들로 하여금 걸작을 탄생시키도록 영감을 불어넣는다. 예술박물관(쿠로르트니 대로 51번지), 소치의 중앙해변산책로(프리모르스카야 거리), '리비에라' 공원(예고로바 거리 1번지)에서 다양한 수준의 화폭을 관람하고 구입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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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상징물들 (사진제공=이타르타스) |
유감스럽게도 마트료시카나 귀덮개모자(шапка-ушанка) 같은 러시아의 전통적 기념품은 현대의 소치에서는 벌써 찾아보기 어려운 물건이 됐다. 그러나 대신에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한 독특한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 소치에는 흥미로운 전통이 있다. 휴일마다 소치 최중심가에 위치한 예술박물관 옆 광장에 수집가들이 모인다. 이곳에서 수집가들은 안면을 트고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수집품들을 교환한다. 파는 물건도 있다. 대개 소련 시대 동전과 지폐, 배지와 우표, 책과 엽서류로 인테리어 소품까지 있다. 이곳에는 아침 일찍 와야 한다. 대체로 점심 때가 지나면 수집가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주소 : 쿠로르트니 대로 5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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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공예품 (사진제공=디미트리 시네포스톨로비치) |
소치의 기념품 가판대에서는 시 외곽에서 자라는 대나무로 만든 공예품을 매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기념품들은 소치 공예가들의 작품이다. 100퍼센트 수제품이다! 소치에서는 대나무로 식기, 보석상자, 재떨이, 사진액자, 발매트, 냅킨, 구둣주걱 및 기타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든다. 대나무 공예품의 장점 중 하나는 가벼워서 여행 짐 무게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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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타르타스) |
아들레르 송어양식장 옆에 있는 '유리공예 스튜디오'의 방문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이곳을 견학하는 동안 전 세계와 러시아의 유리불기 기술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유리불기 쇼를 본 후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유리불기 장인들은 불과 몇 분 안에 당신의 눈 앞에서 꽃다발과 그것을 꽂을 꽃병을 탄생시킨다. 모든 제품에 인증서가 붙어 있다. 그렇지만 깨지기 쉬운 기념품이니 반드시 잘 포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