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에서 알타이 황금 산맥까지... 러시아 시베리아의 유네스코 유산들

새 연재기사에서 Russia포커스는 러시아 동쪽에서 서쪽까지 펼쳐져 있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들을 살펴본다. 유네스코(UNESCO, 유엔 교육문화기구)는 국제 협력을 통해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자 하는 유엔(UN)의 특별 기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연문화 랜드마크들을 보존하고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이칼 호수(Озеро Байкал, 1996년 등재)

바이칼 호수 (사진제공=Shutterstock/Legion Media)
(사진제공=Shutterstock/Legion Media)

세계 최대 담수호 바이칼 호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수월하게 추가됐다. 수심이 1,642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오래된 호수이기도 하다. 일부 평가에 따르면 바이칼 호수가 생긴 지는 2,500만 년이나 된다. 가늘고 길게 파인 계곡 형태의 지구대(地溝帶)에 자리 잡은 바이칼 호수의 면적은 매년 1~2cm씩 늘어나 여전히 활발하게 넓어지고 있으며 호수 표면은 세계에서 7번째로 크고 북미의 5대호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량을 담고 있다.

바이칼 호수의 풍부하고 특이한 생물 다양성은 호수의 명함과도 같다. 동식물 수 천종이 호수 내부나 근처에 살고 있고 그중 상당수 동식물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는 물개, 투명 물고기, 그리고 각종 벌레와 갑각류, 플랑크톤, 달팽이, 해면 등 무척추생물들이 올라 있다. 이곳에만 서식하는 가장 유명한 동물은 바이칼 물개로, 보기 드문 민물 종이다. 훈제 건조해서 먹는 흰연어과 담수어 오물(Omul)은 바이칼 호수 하면 연상되는 물고기다. 바이칼 철갑상어는 호수 북부 연안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의 물고기다.

바이칼 호수 가는 방법: 비행기나 기차로 이르쿠츠크나 울란우데까지 간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 호수의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최단 거리는 약 65km이고 울란우데에서는 약 250km 떨어져 있다. 두 도시에서는 택시나 버스로 바이칼 호수까지 쉽게 갈 수 있다.

푸토라나 고원 (Плато Путорана, 2010년 등재)

푸토라나 고원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크라스노야르크 변강주의 중부 시베리아 고원 북서쪽 가장자리에 북극권으로부터 100km 떨어져 있는 푸토라나 고원 지역은 타이가와 툰드라, 북극 사막이 빚어내는 태고적 북극 풍경의 고전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이곳의 특색은 다소 고립된 산악지대 내 북극 및 아북극(亞北極) 생태계에 있다. 주변 지역은 25,000개의 호수(러시아에서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큰 담수 공급원), 깊은 협곡,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이 흐르는 강, 수 천 개의 폭포와 피오르드 같은 자연 지형을 아우르고 있다.

세계에 남아 있는 주요 순록 이동로 가운데 하나도 이 지역을 가로지르고 있으며 고립된 산양 아종인 푸토라나 큰뿔 설양(雪羊)도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인적 기반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는(가장 가까운 거주지는 수 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푸토라나 고원은 북극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등재됐다.

푸토라나 고원 가는 방법: 이 지역은 여기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져 있는 폐쇄 산업도시 노릴스크의 행정 관할 구역이다. 이곳을 방문하기는 말할 필요 없이 복잡하지만, 그래도 방문할 수는 있다. 방문 허가서와 안내인이 필요하다. 최소한 헬리콥터를 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 worldheritage.routes.travel에서 가능한 방문 노선과 일부 장애 사항들을 살펴볼 수 있다.

웁스 누르 호분 (Озеро Убсу-Нур, 2003년 등재)

웁스 누르 호분, 러시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웁스 누르 호수 분지는 중앙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거대한 분지 군락 가운데 일부로 러시아 쪽에 걸친 분지로는 유일하다. 본래 이곳은 타이가 남방 한계선이 사구 사막 북방 한계선과 만나는 곳이다. 염분이 매우 높고 수심이 얕은 이 호수는 수 천 년 전 굉장히 넓은 지역을 뒤덮고 있던 거대한 염수 바다가 사라지고 남은 곳이다. 현재 이곳 경계선은 남시베리아의 티바 공화국과 호수 면적의 약 90%를 끼고 있는 몽골 사이에 걸쳐 있다.

초원과 사막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지역은 담수와 염수, 낙엽수와 침엽수, 범람원 삼림, 빙하호에서 나온 잔존 빙하 등 거대한 생물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중앙아시아에서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가장 큰 분수계 가운데 한 곳이며 초원지대를 휘돌아다닌 유목 민족들의 역사를 상세히 담고 있는 약 4만 개의 고고학 현장이 보존돼 있다. 연중 기온은 영상과 영하 사이로 100도 이상을 오르내린다. 하지만 100종 이상의 조류와 멸종 위기의 눈표범, 큰뿔양(야생 양), 아시아 아이벡스(Ibex, 야생 염소)는 모두 이곳을 서식지로 하고 있다.

웁스 누르 호분 가는 방법: 티바 공화국의 수도 키질에 작은 공항이 있지만,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크라스노야르스크나 아바칸의 인근 도시들로 가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키질까지 간 다음 투어를 통해 호수에 가거나 택시를 불러 타고 가는 것이 아마도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알타이 황금 산맥 (Золотые горы Алтая, 1998년 등재)

알타이 황금 산맥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 메디아)

러시아에서 경치가 가장 빼어난 장소 가운데 한 곳인 알타이 산맥은 이곳에서 발원하는 오비 강을 따라 중앙아시아와 북극해를 가르는 분수령을 형성한다. 타이가 산악지대와 초원, 호수 분지, 계곡, 산악 목초지 등 많은 풍경을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는 5개의 각기 다른 빙하기에서 생성된 약 1,500개의 빙하가 있다. 70종 이상의 독특한 포유류와 300종의 조류 등 동물들도 풍부하고 다양하다.

이 지역은 18세기 중반에 러시아 제국의 일부가 됐지만, 인간이 백만 년 동안 살았던 곳으로, 알타이 산맥의 주요 도시 고르노알타이스크 인근에는 구석기 시대 거주지들이 남아 있다.

알타이 황금 산맥 가는 방법: 고르노알타이스크에 작은 공항이 있다. 모스크바와 노보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이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 운항 시간은 인터넷 사이트 air-altai.r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노보시비르스크에 가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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