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의 기녑탑 전시회.
안나 볼코바/ 리아 노보스티국제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노령화 국가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이 비율이 약 14%다. 러시아 인구는 약 1억 4,350만 명이다. 2015년 65세 이상 러시아인의 수는 거의 2천만 명에 육박했다. 2010년 이 수치는 1,800만 명 남짓이었다.
이와 동시에 은퇴를 앞둔 노동가능한 45세 이상 54세 미만 인구 수는 최근 5년간 2백만 명 이상 감소했다(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215만 5천 명에서 2,009만 7천 명으로 감소). 연금생활자 수 중가 및 노동가능인구 감소 추세와 관련하여 러시아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연금수령 연령 상향조정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조만간 연금수령 연령을 상향조정할 수 밖에 없음은 분명하다”고 밝힘으로써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었다.
현재 러시아인의 은퇴연령은 여성은 55세, 남성은 60세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인 남성 평균 수명은 65세, 여성은 76세였다. 여론조사기관 ‘폼’이 지난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의 60% 이상이 ‘현상유지’를 원했다.
모스크비치인 세르게이 올레이니코프는 “나는 60세가 되기를 기다려 왔다. 은퇴 후 연금수령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나는 설계엔지니어로 평생 항공 분야에서 일했다. 어린 손녀딸이 있고 부모님도 살아 계신다. 다차도 두 개 있다. 이제는 일 말고 다른 걸 하며 쉬고 싶다. 정부가 연금수령 연령을 올리려고 한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남자들은 제대로 살아 보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 죽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연금생활자인 세르게이 올레이니코프는 노령근로연금 1만 루블(정액), 여기에 추가로 비취업 연금생활자에게 지방정부가 지급하는 보충연금 2천 루블, 국가사회연금(평균임금 증가율과 물가인상률 반영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취업한 연금생활자는 노령근로연금 외에 다른 연금을 받지 못 한다.
또 다른 모스크비치 비탈리 주보프는 “나는 연금생활자지만,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일할 수 있다. 40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지만, 모스크바 시에서 보충연금도 나오지 않고 내년부터는 사회연금도 끊긴다. 게다가 일하는 연금생활자들에게는 아예 아무 연금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계속 들려온다. 연금생활자가 더 일하고 싶다고 해서 국가가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노령근로연금을 박탈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월 들어 국가두마(하원)는 일하는 연금생활자에게 국가사회연금 지급을 중단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그와 함께 비노동 연금생활자들에게 지급하는 사회연금은 내년 2월 1일부터 4% 인상되는데, 문제는 혀재 공식 물가상승률이 12%라는 점이다. 러시아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연금수령 연령이 남녀 모두 65세로 상향조정되는 경우 향후 3년 둥안 1조 3천억 루블을 절감할 수 있다.
이제 막 노동 현장에 나선 15세 이상 24세 미만 러시아인 수는 최근 5년간 약 450만 명이 줄었다(2010년 2,055만 8천 명, 2015년 1,612만 2천 명). 니나 루사노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국민사회경제문제연구소 주임 연구원은 노동인구 감소 원인을 몇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첫째, 1992년 러시아는 출산율이 급감했다. 게다가 한 나라의 인구증감은 국내 사회경제 상황에 언제나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것이 기혼자들의 2세 출산 연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거 문제, 특히 주택담보대출 가능성에 따라 기혼자들이 2세 출산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재정문제는 한 가정의 2세 출산 결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인구 노령화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연금수령 연령 상향조정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인구 붕괴’는 그것의 원인이 무엇이든 30년 후 필연적으로 또 다른 인구 감소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심각한 외부 요인이 없더라도 말이다.